흔히들 유명인사가 다녀간 곳에서는 그와 함께 찍었던 사진이 홍보에 많이들 이용하는데 반대로 그 사진을 떼는 작업이 한창인 곳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간 지역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여름 휴가차 들른 울산 신정시장. 이후 가게마다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크게 뽑아 홍보용으로 내걸었지만 최근 이 사진이 대부분 사라졌다.

상인들은 “시국이 시국인 만큼 붙여놓을 가치도 없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공공시설도 마찬가지이다. 울산 중구 대왕암 공원과 태화강십리대숲에선 박 대통령 방문 기념 입간판이 철거됐다. 입간판 속 박 대통령 얼굴 부분이 여러 차례 긁혀 훼손됐기 때문이다.

입간판은 설치된 지 100일도 채우지 못한 채 이렇게 제작업체에 수리가 맡겨진 상태이다.

충남 서산시 철새 도래지 전시관에서도 민원이 빗발쳐 박 대통령 사진 3점을 떼어냈고, 2년 전 박 대통령이 들러 유명해진 충북 청주시 서문시장 내 삼겹살 거리도 점포 곳곳에 붙여놨던 박 대통령 사진을 걷어냈다.

기업체에서도 홈페이지나 게시판에 올린 사진을 내리는 등 돌아선 민심은 대통령 흔적 지우기로도 나타나고 있다.

어이없이 일어난 일에 대해 표현한 퍼포먼스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제기 차원을 넘어서 슬픈 마음이 든다. 비록 위정자들이 나라를 기울게 했어도 늘 국가를 살리는 것은 민초들이었다. 주말의 광장 촛불집회는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던 이전 시대와 달랐다. 국민의 성숙된 선택이었다. 평화로운 건 변함없었다. 구호만 좀 더 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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