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요즘 정치인들의 쇼를 보며 우울하고, 정치권 사람들의 오만한 삶의 습관 때문에 병들고 있으며, 인심이 하락하는 사회의 신뢰 때문에 봄 병을 앓고 있다.

이는 지난 7일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의 강원민방이 최초 공표한 여론조사 자료 확인 결과, 삼척·동해 새누리당예비후보경선 시민 여론 조사와는 아주 거리가 먼 공천 발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새누리당 지지층 내 지지율은 여론조사 결과, 이철규(32.4%) 이이재(27.2%) 박성덕(6.8%) 정인억(5.8%) 순인데 새누리당 공관위는 5.8%와 6.8%의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왜 시민 여론조사를 했는지 무척 궁금하다. 의미가 없는 여론조사가 아닌가? 강원도 내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62%인 삼척, 동해 지역이다 보니 새누리당의 공심위가 “공천 받은 그 어떤 후보도 출마하기만 하면 당선이 확실하다”라는 오만 방자함인가?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무시한 결과로 밖에는 이해하기 힘들다.

“세상이 그리 된지 오래지…”라고 반은 포기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다가도, “이건 해도 정말 너무 하는 것 아닌가?”하는 심정이 될 때가 있다. 이번 새누리당 공천이야 말로 지난 2008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 연설에서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인데 어쩌면 본인의 말씀을 잊어버리셨는지... 소위 친박의 공천 행태는 안하무인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누구를 공천해라 라는 말씀까지 하셨겠는가 마는 필자는 이렇게 말 하고 싶다. “땅도 속고 하늘도 속았다”라고 말이다.

어떤 것이 근본이고 어떤 것이 지엽적인 것인지가 도대체 구별되지 않는다. 아니 애초의 목적이 근본과 지엽을 뒤집어엎는데 있지 않은지 의심스럽다. 또 정치가 하지 말아야 할 가장 저열한 형태를 벌이면서도, 그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 마치 그것이 법질서의 수호요 사회정의의 실현이라는 구호로 포장하는 참담한 현실을 본다. 맹자(孟子)가 “백성을 그물질 한다”고 표현한 것이 지금 여당인 새누리당이 하는 짓이 아닌가 싶다. 소통과 화합이라는 단어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 극단적인 양극화와 편 가르기를 조장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역할인 것 같다.

유승민 의원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에 따라 정부의 증세 복지 정책은 실패” 라고 한 말 사실이 아닌가? 아니라고 한다면 현재의 유승민의원의 정치적 상승지지세는 무엇으로 오르게 하였는가? 그것이 전체는 아닐지 모르지만 국민들의 정서를 크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틀에서 사태가 조명되어야 한다.

정치가 잘못되면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그런 상황에서 죄를 다스리는 것에 중심을 두게 되면, 이를 “백성을 그물질 한다”고 표현한다. 고전적인 표현이지만 지금의 상황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다. 아니 지금의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극단적인 대처를 통해 극단적인 사태를 일으키고, 그 극단적인 사태에 모든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것이 본디 목적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극단적인 사태를 계속 조장하면서, 극단적인 편 가르기를 통해 자신들의 세력을 한군데로 결집시키려는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새누리당공천위원회는 ‘정체성’을 탈락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들이 새 누리당 주요 정책에 반대한 적이 없었다. 자유민주주의나 시장경제를 거부한 의원은 더더욱 없다.

새누리당의 정체성이란 것이 박대통령 말을 잘 듣는냐 아니냐에 따라 달린 것이라면 더 이상 공당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

친박(진박) 목소리가 한군데로 모아지면서 정권을 수호하는 훌륭한 방패가 되고 또 든든한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보라! 그렇게 당론을 양극화시키면서 얻은 힘은 결국 어떻게 쓰일 것인가를! 계속 양극화를 강화하는 것으로 그 힘을 유지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의 내분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남북 분단만 해도 서러운데, 같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공당이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분단이 고착되는 것은 아닌가? 진박이다 비박이다 할 것 없이 이러한 양극화의 방식으로 논의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어느 편을 따지기 전에 국민들을 양극화로 몰고 가는 공당의 행태에 대하여는 함께 경계하고 함께 성토해야 한다. 가라앉는 배 안에서 서로 다투는 그런 모습이 아닌가를 돌아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