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항쟁 30주년 기념식이 지난 21일 사북 뿌리관에서 김진복공추위원장과 전정환부군수 최승준군의장 및 군의원, 남경문도의원, 최영하이원리조트대표이사 및 임직원 등 100여명의 지역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3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사북항쟁 30주년을 맞아 역사의 왜곡된 진상을 바로잡고 관련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할 수 있도록 화해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화 보상 심의위원회에 심의 계류중인 명예회복 신청에 대한 조속한 이행, 2008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명예회복 및 보상, 사북항쟁 기념비적 사업 추진 등 3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사북항쟁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이원갑 사북항쟁동지회장은 "기억하기에 가슴 아픈 사건이며 이제라도 그날의 한을 풀 수 있는 조속한 명예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한 기자

사북항쟁은 1980년 4월 사북지역에서 동원탄좌 탄광노동자들이 주도하고 영세탄광기업 노동자들, 탄광노동자 가족들, 지역 중소상인들이 호응해 독재정권을 상대로 한 저항권을 행사했던 사건이다.

80년대 광주사태와 함께 5공화국 대표적인 사건인 '사북항쟁'은 사북탄광의 노조위원장 비리폭로로 이어진 사건인데 노조위원장 부인을  말뚝에 묶어두고 발가벗겨 노조원들의  인민재판식 공개재판을 한것에 경찰진압부대와의 충돌이 일어난 사건이다.

또, 그 배후에는 탄광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채탄작업시 저임금, 정부가 석탄보다 기름에 치중하게된 에너지 정책, 노동조합의 부실운영, 노조위원장의 회사측 술수에 말려 노조원보다 자신의 부정부패에 더 치중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된 사회적문제로 나타났다.

이후 서로간 합의사항을 밝혀 경찰이 실력행사를 하지 않고 사태를 원만히 수습한다는 조항도 있었지만, 합의 직후 강원도경찰서와 정보기관은 내사에 착수해 '주동자 명단'을 작성했다.

이 주동자 명단은 기본적으로 주민 탐문과 현장 채증사진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지만, 한국전쟁 시 가족과 친척들의 부역사실까지 언급돼 있는 등 방대한 신원조회가 동반됐다.

정권은 이들을 '사상범'으로 보고 '대공사건'으로 규정하려 했던 것이다.

군-검-경으로 구성된 '사북사건 합동수사단'은 동탄 노동자, 지역주민들을 체포해 조사했으며 연행, 조사 과정에서 보안대원들에 의해 가혹한 구타와 고문이 자행됐다.

사상범으로 몰 물적 증거는 당연히 없었기 때문에, 보안대원과 수사관들은 자백과 제3자에 대한 발고를 강요했으며 이로 인한 이웃 간의 앙금은 이후로도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는 상처로 남았다.

연행된 총인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증언에 따라 최소 149명에서 700~800명 사이일 것으로 추측될 따름이다.

처벌받은 사건 관련자들은 출소한 이후에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갖가지 고통을 받았으며 회사에 복직했다가 압박을 못 이겨 스스로 퇴직한 경우도 있었다.

관련자와 그 가족들은 상당 기간 동안 경찰의 감시를 받았고 일부는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