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기상대장 전인철

6월 21일은 하지(夏至)이다. 24절기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망종과 소서사이이다. 하지는 천문학적으로 일년중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고, 일사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으며, 낮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북반구의 지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는다.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하지는 장마와 가뭄 대비도 해야 하므로 이때는 일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쁘다.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보리수확 및 타작, 모내기, 병충해 방재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남부지방에서는 모심기가 이 무렵에 끝나고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가 오기 전에 가정에서는 집과 주변에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 곳은 없는지 사전에 점검·보수하고, 낡은 지붕은 비닐 등으로 단단히 덮고 묶어서 폭풍우에 날아가지 않도록 한다. 또한 집 안팎의 하수구는 물론, 배구수구가 막힌 곳을 정비하고, 오래된 축대나 담장은 넘어질 우려가 없는지 미리 점검하여 위험한 곳은 표지판을 설치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양수기, 손전등, 비상식량, 식수 등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상습 침수 지역에서는 우리 동네가 수해상습지구, 고립지구, 하천범람 우려지구 등 어떤 지구에 속하는지 미리 알아 둔다. 또한 대피 장소, 헬기장을 반드시 알아 두고, 전화·확성기 등 통신수단을 확보해 놓는다. 그리고 가까운 행정기관의 전화번호는 온 가족이 알 수 있는 곳에 비치하여 이웃 간의 연락 방법도 강구해 둔다.

농촌이나 산간 지역에서는 배수로를 정비하고 가건물, 비닐하우스 등은 버팀대를 보강하거나 단단히 묶도록 한다. 또한 급경사 또는 산사태 위험이 있는 곳은 미리 둘러보고 산사태 우려 시 접근을 막도록 한다.

어촌 및 해안 지역에서는 수산증양식 시설물을 점검하여 균열되거나 파손된 부분은 사전에 보수하고, 어선의 통신장비, 항해 장비, 구명장비 등의 기능을 점검하여 유사 시 즉각 상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각종 공사장에서는 배수시설 및 양수기 등 응급 대책에 필요한 수방물자를 비축토록하고, 취약 요인에 대한 일제 점검 및 정비를 실시하여 안전사고를 미리 막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