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사북석탄문화제는 구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와 뿌리관 일대에서 ‘삶의 애환, 희망의 빛’이란 주제로 열렸다. 행사 첫날인 지난 3일에는 석탄산업전사위령제를 시작으로 공연과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3일간 열리는 행사 기간 내내 다양한 전시행사와 체험행사가 관광객을 맞이했다. 구)동원탄좌 본관에서 열린 석탄유물전시, 추억의 탄광사진전, 광산풍속 및 생활언어전, 윤재일 작가의 ‘연탄 조형전’ 등의 전시전이 눈길을 끌었다. 또 뿌리관 2층에 전시된 사북지역 학생들이 그린 미술작품 ‘사북 풍경미술전’에도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체험행사로는 사북석탄유물전시관 뒷마당에서 갱도 입갱체험, 연탄 만들기가 앞마당에서는 화석모형 만들기, 지역화가 최승선 작가와 함께하는 경석에 그림그리기, 연탄모양의 천연비누 만들기 등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국청소년연맹이 주관한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장에서는 연탄비누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참숯가루, 글리세린, 라벤다향을 사용해 검은 연탄 모양의 천연비누를 만들었다. 연탄 모형 틀에다 에탄올을 뿌려 잘 떨어지도록 했다. 비누가 응고되기까지 1시간 소요가 되므로 관광객이 만든 연탄비누에다 이름을 써놓은 뒤, 다른 체험장에 돌아보고 와서는 찾아가곤 했다.

뿌리관에서는 연탄초콜릿 만들기와 다문화음식 체험이 마련되었다. ‘물 건너온 솜씨자랑’ 다문화음식 체험장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음식인 비로쇠키, 블리노(블린치키), 사과와 자두로 끓인 음료인 검봇 등과 베트남 음식 고이꾸온이 판매되었다. 다문화음식 체험 코너는 사북공공도서관이 진행한 ‘동화로 배우는 우리말 우리문화’ 프로그램과 북스타트 활동이 인연이 된 결혼이주여성과 북스타트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이 만들어냈다. 행사장에는 한국 생활 8년차인 유엘레나(우즈베키스탄)와 한국 생활 5년차인 뭇말라(캄보디아) 씨가 분주하게 손님들을 맞았다. 다문화음식 체험코너를 함께 지키는 사북공공도서관의 강미경 씨(평생교육사)는 “도서관에서 만난 8명의 결혼이주여성과 인연을 맺으면서 자원봉자자들과 함께 서로의 집에 놀러가고, 서로의 음식을 맛보는 과정에서 사북석탄문화제 행사에까지 참여하게 되었다”라고 소개했다. 다문화음식 체험장에서는 주민들의 자발적 공동체가 지역 축제장을 꾸미는 생활공동체의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장 천막마다 정선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가 기획한 다양한 광산관련 기념품이 판매되어 눈길을 끌었다. 탄광 이미지를 반영한 생활용품의 판매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뿌리관 야외 공여장에서는 탄광시낭송회도 열렸다. 손석암 강원도의회 부의장이 <산업전사 9>를, 박무봉 전 도의원이 <먹이사슬>을, 성희직 전 도의원이 <광부>란 시를 낭송했다. 성희직 시인(전 도의원, 정선진폐상담소장)은 “안전등불빛 앞에/하루살이 떼처럼 춤추는 탄먼지는/단 한 번의 호흡에도/공기보다 더 많이 폐에 쌓이는 듯해/자꾸만 생가래침을 뱉어낸다”는 시를 통해 광부가 진폐증에 걸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시로 전달했다.

사북석탄문화제 기간을 지나서도 운영되고 있는 ‘사북광업소 650갱 입갱 체험’은 행사의 백미였다. 해발 650미터 구간에 세워진 갱구라 하여 650갱이라고 이름붙여졌다. 매 시 정각에 갱내로 운행되는 인차를 타기위해 관광객은 30분 전부터 줄지어 서서 기다렸다. 햇볕이 쨍쨍한 무더운 여름날 인차에 탑승한 관광객은 13도라는 갱내의 시원한 기온을 접하자 “아, 시원하다”면서 환호했다. 총 길이 7,200미터의 갱도 중 수평 갱도 500미터 구간까지 인차가 운행하는 동안 철제동발이 세워진 천정에서 석간수가 떨어져 시원함을 더했다. 또 인찬가 지나가는 레일 옆에는 석간수 고인 물들이 강물을 이뤄 탄광 갱도의 이색풍경을 보여줬다. 인차가 도착한 갱내 종점 지점에서는 3개의 대형 스크린에서 탄광 역사 관련 영상물이 8분간 상영되었다. 시원한 갱내에서 감상하는 영상물은 그 자체로 묘미가 있었다. 영상이 끝난 뒤에는 클래식이 잔잔하게 흐르는 가운데 광부복장을 한 광부출신 해설사가 나와서 채탄현장과 탄광촌의 삶에 대해 설명했다. 입갱 체험은 무료이며, 총 17분 소요된다. 인차가 다시 650갱구 밖을 나와 체험이 끝나면, 관광객들은 저마다 짧은 체험 시간을 아쉬워했다.